신부님 문장2

2026.02.0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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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밤

어제 밤
이육사 포도주에
오고간 인생살이
밤을 새워도 
다 들을 수 없고
눈물로도 다 토해낼 수 없는
상상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인생사

마음 속으로 몇 번 울어야 했던
고 1때 중 2때 만나서
반백년 세월
참 잘 살아 오셨습니다

반 백년 넘게 비를 함께 맞고 걸어온인생길에 어찌 신이 없다말할 수 있겠습니까하늘이 동행해 준 반백년 인생길참 잘 살아 오셨습니다소설보다 처절한 인생길한숨과 눈물 인내와 격려서로를 말없이 바라봐 주며산을 넘고 강을 건너인생의 바다에 오심을눈물의 바다축복의 바다로 박수를 보냅니다인생길사랑한다는 말로도 다할 수 없고미안하다는 말로도 다할 수 없는내 가슴 한켠이 애려오는 사람아허리가 끊어질듯 힘든 세상살이당신이 곁에 있어서 든든했고때로는 힘들다 눈물을 떨구어도모자란 것 채워주고 있는 그대로나를 나보다 더 사랑해 준 당신비를 함께 맞고 걸어온 인생길미안하고 고맙소 감사하고 사랑해요
축복의 밤아침 일찍 한 할머니가 자전거 타고양장피를 가져오셨습니다누구와 나눌까,며칠 전 양봉을 키우시는 성당 회장님훈증기 불씨를 끄지 않고 가서벌들과 벌집, 하우스 두 동이 불타버린,위로와 격려의 자리를사제관에서 마련했습니다문 앞에 누군가 갔다 놓은가시오이를 썰고 겨자 소스에다시 초장과 참깨와 참기름을 넣고양장피를 손으로 비벼서큰 접시에 수북하게 담았습니다김대중 정부 산자부장관 하셨던 아버님이 한가위 선물로 보내주신귀한 이육사 포도주에오고간 인생살이눈물로도 다 토해낼 수 없고밤을 새워도 다 들을 수 없는상상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인생사고 1때 중 2때 만나서 20살에 결혼하고첫 딸 낳고 군대간 남편시집에서 시부모 모시고시아재 넷 결혼 시키고 살아온아내의 반백년 세월농민운동 민주화 운동하느라생활비 제대로 갔다 준 적 없는,식당 12년 하며 딸 셋을 공무원 만든 자매님마음 속으로 몇 번 울어야 했던소설 두 권으로도 다 쓸 수 없는,기막힌 인생사참 잘 살아 오셨습니다반 백년 넘게 비를 함께 맞고 걸어온인생길에 어찌 신이 없다말할 수 있겠습니까하늘이 동행해 준 반백년 인생길참 잘 살아 오셨습니다소설보다 처절한 인생길한숨과 눈물 인내와 격려서로를 말없이 바라봐 주며산을 넘고 강을 건너인생의 바다에 오심을눈물의 바다축복의 바다로 박수를 보냅니다인생길사랑한다는 말로도 다할 수 없고미안하다는 말로도 다할 수 없는내 가슴 한켠이 애려오는 사람아허리가 끊어질듯 힘든 세상살이당신이 곁에 있어서 든든했고때로는 힘들다 눈물을 떨구어도모자란 것 채워주고 있는 그대로나를 나보다 더 사랑해 준 당신비를 함께 맞고 걸어온 인생길미안하고 고맙소 감사하고 사랑해요
그냥 마냥콧노래 흥얼거리고매사를 고개 끄덕이며먼저 웃음꽃 피우는나보다 나를 더 챙겨주는있는 그대로 당신이그냥 마냥 좋아요그냥 마냥 당신이그냥 마냥 좋아요길고 먼 인생길에서서로가 지팡이 되어산을 넘고 강을 따라인생의 바다로 걸어가는있는 그대로 당신이그냥 마냥 좋아요그냥 마냥 당신이그냥 마냥 좋아요
"어매 내 애간장 다 녹네!"어느 스님이 저희 생태마을에 다녀가셨다. 스승이자 아버지, 형님이자 친구 같은 스님이시다. 경로잔치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금일봉 봉투에 이렇게 쓰셨다.“잘 하는 일은 잘 한다고 말하고 싶어서 왔다네. 나는 여강(如江)이라는 말을 참 좋아해. 강물처럼, 자네가 如江(여강)이라네.”매화향기처럼 훌쩍 오셨다 가셨다. 왔다간 바람인데 가슴이 따뜻해지는 건 왜 일까.해질녘 전화를 하셨다.“얼굴 못 보고 왔네. 우리 최신부가 산골에서 흙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농민을 위해 애쓰고 경로잔치를 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야.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충효가 중요한 덕목이지. 부모와 어른에게 효도하는 것이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고,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부보와 어른들에게 효도하는 것이지. 그 충효가 무너지니까 우리 사회가 이렇게 아픈 곳이 많은 거야.우리 최신부가 행사를 준비한 것 아니잖아. 부모님께 못 다한 효도를 지역 어르신들에게 하려는 것이지. 최신부의 마음과 사랑을 전해드리는 것이지.불가에서 큰 스님이 한 스님의 길을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것을 인가라고 하지. 불가에서는 그 인가를 아주 큰 인연으로 생각해.프란치스코 교황님, 우리 시대의 성자이신 교황님께서 최신부를 만나주고 그 삶을 인가해 주었잖아. 그건 보통 인연이 아니지. 우리 최신부 생각하면 내 마음 속에 강물이 흐르지. 우리 최신부 지금처럼 그렇게, 강물처럼 흘러가게나.”주일 쉬는 날, 새벽 5시부터 전날 밤 준비한 양파와 감자를 썰고 500도 불 앞에서 이마에 주렁주렁 땀방울을 달고서 자장 소스를 볶아 온 부부, 새벽 3시부터 채소경매장에서 일하는 누님이 어른들에게 표도하라며 사주신 큰 홍어 한 마리, 이틀 전 무와 오이를 소금에 절이고 홍어회 무침을 준비한 자매님, 멀리 고흥에서 뼈 바른 닭발을 트럭에 실고 온 형님, 갈매기 바다 부산에서 어른들 아이들 양말을 보내주신 자매님, 광주에서 다른 일정을 미루고 흘러간 노래를 기타에 담아온 가수, 사비로 국악인 후배들에게 출연료를 주고 거문고 대금 아쟁을 챙겨 효도하는 마음으로 달려온 명창, 멀리 서울에서 깜짝 선물용 손목시계를 가지고 온 부부, 어른들 좋아하는 만두를 흔쾌히 기부한 자매님, 멀리 운봉에서 밤늦게 만두를 실고 온 아우님, 괴산에서 음료수와 과자를 실고 온 형제님, 전국 각지에서 경로잔치를 위해 물건을 챙겨 오신 분들에게 고춧가루와 된장을 선물로 준비했다. 하늘 천사들이 잔치에 쓰라고 챙겨주는 물건들을 트럭에 가득 실고 왔다. 여러 공연을 섭외하고 필요한 것들을 전주에서 장을 봐 왔다.공동체 식구들이 며칠 전 밭에서 무를 뽑아 무김치를 담고 새벽부터 닭발요리를 하고 아침부터 막걸리 병을 씻어 동동주를 담고 여러 준비물을 챙겼다. 새벽부터 설레고 행복했다. 경로잔치가 있기까지 여러 모습으로 천사가 되어주신 모든 분들이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분들이다.부귀에서 삶을 살아오고 아름다운 신앙을 보여주신 신자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경로잔치 할 어르신들이 안 계시면 잔치를 할 수 없다.1부 미사 중에 교구 빈첸시오회와 만나생태마을에서 마련한 장학금과 생활비 전달이 있었다. 2부 공연을 앞두고 친형님처럼 든든한 빽이 되어 주시는 본당신부님, “우리 아우 신부 경로잔치 벌렸는데, 내가 도와줄게 뭐 있나. 그래 과일 좀 사가지고 갈게.” 하신 형님 신부님이 귤상자를 들고 오셨다. 전주에서 원로신부님도 익산의 선배신부님도 금일봉을 들고 오셨다.경로잔치 첫 공연은 2년 동안 배운 서툰 마술 공연이었다. 서툰 마술공연이지만 어르신들 웃음꽃을 피웠다. 다음은 내 차례다. 어르신들 앞에서 유치원 아이처럼 재롱을 부렸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다. 정말 좋겠네. 춤추고 노래하는 예쁜 내 얼굴...,”어르신들이 신부 재롱에 자지러지게 웃는다. 교황님을 알현하게 한 노래를 작곡해 준 가수 인디언수니의 “두만강 푸른 물”에로 시작된 흘러간 노래 메들리에 할머니들의 애환도 함께 흘러간다. 한을 토해내듯 노래를 따라 부르던 할머니. “어매 예쁜 것이 노래도 환장하게 잘하네. 어매 내 애간장 다 녹네.”거문고 대금 아쟁 산조 공연에 이어 명창의 민요가 이어졌다. “노새 놀아 젊어서 놀아 이 달이 꺾어지도록 놀아나 보세.” 진도 아리랑 민요가락에 어르신들 어깨도 들썩인다. 흥이 오른 나는 더덩실 손을 흔들며 춤추는 나비가 된다.“공소 창립 이래 제일 많은 신자와 손님이 오셨어요.” “이렇게 행복한 공연은 처음이에요.”빈첸시오회 회원들이 어르신들에게 즉석 면발을 뽑고 삶아 어르신에게 자장면을 대접한다. 푸짐한 여러 음식과 과일과 동동주로 풍성하고 즐거운 잔치판이 벌어진다. 한 그릇 뚝딱 드시고 두 그릇 채 드시는 할아버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맛이 끝내 주네요.” 칭찬하신다. “블루베리 동동주 맛은 어때요?”“기똥차네요.”“수녀님이 저희 마을에서 직접 담은 특별한 동동주예요.”“어쩐지 맛이 거시기 하네요.”“거시기를 위하여 건배!”“하하하!”150여명 어르신들께 직접 딴 블루베리로 특별 주문한 블루베리빵, 손목시계, 만두, 양말을 품에 안겨 드린다.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가시는 어르신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하다. 무엇보다도 그 일이 나누고 가치 있는 것일 때 참으로 행복하다. 모두가 행복한 경로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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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부님 문장2 관리자 2026.02.09 27
1 신부님 문장1 예촌 2026.02.09 26